미성년자 조건만남 이후 강제추행 고소 — 불송치(무혐의) 사례
1. 사건 개요
본 사례의 피의자(이하 ‘A’)는 메신저를 통해 알게 된 미성년자(이하 ‘B’)와 만났고, B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매매를 전제로 자신의 주거지로 함께 이동했다. A는 성매수 유인 혐의에 대해서는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B는 이후 엘리베이터 안에서와 A의 주거지 내에서 강제로 추행당했다고 신고했다. 만약 이 혐의까지 인정될 경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아청법)상 강제추행이 적용되어 사건의 무게는 성매수 유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워지는 상황이었다.
최종 결과, A는 성매수 유인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았다.
2. 아청법상 강제추행의 법적 구조
2.1 성립 요건과 법정형
아청법상 강제추행은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한 경우에 성립한다. 법정형은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여기에 더해 신상정보 등록, 취업 제한, 수강명령 등 각종 보안처분이 부과된다.
2.2 성매수 유인과 강제추행이 함께 걸릴 경우의 리스크
미성년자 조건만남 상황에서 강제추행까지 함께 문제되면, 사건의 리스크는 질적으로 달라진다. 성매수 유인만으로는 벌금형 마무리 가능성이 있으나, 강제추행이 추가되는 순간 실형의 가능성이 열리고 합의금 규모도 급격히 상승한다.
실무에서는 미성년자 측에서 “강제추행이 들어가면 처벌이 훨씬 세다”는 점을 알고, 현장에서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혐의가 함께 걸린 상황에서는 인정할 것과 다퉈야 할 것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3. 강제추행 혐의의 구조
B가 주장한 강제추행 혐의는 두 장소에서 발생했다고 주장되었다.
- 엘리베이터 내 — B의 머리와 어깨를 쓰다듬거나 만진 행위
- 주거지 내 — B의 가슴을 만진 행위
변호인은 이 두 가지를 각각 나누어 반박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4. 변호 전략 — 녹취록과 CCTV, 두 개의 열쇠
4.1 주거지 내 강제추행 — 녹음 파일이 말해주는 진실
주거지 안에서의 상황은 A가 직접 녹음한 파일로 객관적 확인이 가능했다. 이 녹음은 사건 당일 A의 자택에서 복도, 계단을 거쳐 이동하는 과정까지 약 22분간의 대화를 담고 있었다.
녹취록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결정적 정황이 확인되었다.
- B는 주거지에 들어간 뒤 곧바로 침대로 가서 “침대가 왜 이렇게 커요”라고 말한 직후, 본인이 미성년자라는 점을 빌미로 A에게 금전을 요구하기 시작
- A가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무슨 돈을 달라고 하느냐, 그냥 가라”고 하자, B는 계속해서 100만원을 요구
- A가 “나 아무것도 안 했는데”라고 말하자, B는 “시도만 해도 처벌 받는데, 한번 검색해보세요”라며 심리적 압박
- B가 A의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고, 이 과정에서 A를 폭행하는 상황까지 발생
핵심적인 사실은 22분간의 녹취록 전체를 분석한 결과, B가 “가슴을 만졌다”거나 “신체를 추행당했다”는 취지의 말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약 실제로 가슴을 만지는 추행이 있었다면, 현장에서 금전을 요구하면서 그 사실을 언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B가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며 금전을 요구했다는 정황이 녹음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변호인은 이 녹음 파일과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하며, 주거지 내 강제추행은 사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의견서에서 명확히 했다.
4.2 엘리베이터 내 신체 접촉 — 강제추행인가, 일상적 접촉인가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상황은 달랐다. CCTV에 A가 B의 머리, 어깨, 허리 쪽에 접근하여 손으로 만지는 모습이 촬영되어 있었기 때문에 신체 접촉 자체는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해서 곧바로 강제추행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강제추행이 성립하려면 그 접촉이 ‘추행’에 해당해야 하고, 피의자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 변호인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정리하여 반박했다.
- 동기 부재 — 당시 A와 B는 성매매를 합의하고 A의 집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미 성매매에 합의한 상황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상대방을 강제로 추행할 동기나 이유가 없다.
- 접촉의 맥락 — B가 연신 “본인이 못생겼다”고 말하자 A가 “못생기지 않았다”고 위로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쓰다듬었거나, 좁은 공간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신체가 스쳤을 가능성이 있었다.
- 접촉 부위의 성격 — 머리, 어깨, 허리 등은 일상적인 격려나 친밀감의 표시로 접촉이 이루어질 수 있는 부위로서, 가슴이나 엉덩이 등에 비해 성적 함의가 현저히 낮다.
강제추행전문변호사는 이를 종합하여, 설령 CCTV에 보이는 정도의 접촉이 있었더라도 이를 강제추행 성립의 전제가 되는 폭행 또는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A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4.3 판례를 통한 뒷받침
의견서에는 유사 사안에서 무죄가 선고된 판례도 함께 제출되었다. 해당 판결은 성매매를 목적으로 만난 상황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허벅지를 만진 행위에 대해, “피고인이 상대방의 승낙을 전제로 한 신체 접촉이라고 생각했을 뿐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한 사안이었다. 검사가 항소했으나 고등법원에서도 항소가 기각되어 무죄가 확정된 사건이다.
5. 결과 — 강제추행 혐의 불송치(혐의없음)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하여 “증거불충분하여 혐의 없다”는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불송치결정서에는 다음과 같은 핵심 판단 근거가 명시되어 있었다.
- CCTV를 확인한 결과 엘리베이터 내 접촉은 인정되지만, B 스스로 당시 A의 접촉이 그다지 불쾌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 B가 당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 B가 “조건만남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A가 B에게 어떠한 성적인 접촉도 하지 않은 점
이를 종합하여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6.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
6.1 혐의의 분리 — 인정할 것과 다툴 것의 구분
이 사례의 핵심은 모든 혐의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성매수 유인)은 솔직히 인정하되, 반드시 걸러내야 할 부분(강제추행)은 증거와 논리로 정확히 분리해낸 데 있다.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 오히려 신뢰를 잃고, 모든 혐의를 인정하면 가장 치명적인 부분까지 함께 떠안게 된다.
6.2 증거의 결합 — 녹취록, CCTV, 판례
이 사건에서 불송치 결정을 가능하게 한 것은 세 가지 증거의 결합이었다.
- 녹취록 — 주거지 내 추행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객관적으로 입증
- CCTV — 엘리베이터 내 접촉의 태양과 맥락을 확인하여 강제추행 해당 여부를 다툼
- 판례 — 유사 사안에서의 무죄 선고 사례로 법적 기준을 제시
6.3 미성년자 조건만남 사건에서의 유의사항
- 성매수 유인과 강제추행이 함께 걸린 경우, 사건 리스크가 질적으로 달라진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 현장에서의 녹음, 대화 기록, CCTV 등 객관적 자료의 확보가 이후 방어 전략의 핵심 자원이 된다
- 감정적 대응(전면 부인 또는 전면 인정)보다 증거에 기반한 냉정한 구분이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 본 사례는 특정 사건의 경과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 증거 구조,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