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불송치 사례 — 선임 한 달 만에 무혐의 결정
1. 사건 개요
본 사례의 피의자(이하 ‘A’)는 술자리에서 우연히 합석하게 된 여성(이하 ‘B’)이 만취하여 몸을 가누지 못하자 부축해 주었다. 그런데 B는 이후 A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껴안는 등 강제추행을 했다고 신고했다.
A로서는 선의의 부축이 범죄로 둔갑한 상황이었고, 사건에는 이동 구간, 코인노래방 입구·복도·내부에 걸쳐 다수의 CCTV 영상이 존재했다. 변호인은 이 CCTV 영상을 핵심 증거로 활용한 의견서를 제출했고, 경찰은 추가 조사 없이 선임 한 달 만에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2. 강제추행 혐의의 내용
B가 주장한 강제추행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술집에서 코인노래방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억지로 끌려갔다
- 코인노래방 입구에서 A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껴안았다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사람을 추행했을 때 성립하며,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성립을 위해서는 물리적 힘의 행사(폭행)가 있어야 하고, 그 행위가 추행의 고의를 가지고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강제추행이 성립하지 않으며, 접촉의 목적과 맥락이 핵심 판단 요소가 된다.
3. 변호 전략 — CCTV 영상 분석을 중심으로
변호인은 수사기관이 의견서 하나만으로 추가 조사 없이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모든 쟁점을 선제적으로 정리하여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CCTV 영상을 구간별로 분석하고, B의 진술과 영상 내용의 불일치를 체계적으로 논증하는 구조로 의견서가 작성되었다.
3.1 이동 구간 CCTV — 부축의 맥락
술집에서 코인노래방까지 이동하는 구간의 CCTV에는 B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모습이 촬영되어 있었다. B가 차도 방향으로 넘어지려 하자 A와 일행이 급히 잡아주는 장면도 확인되었다.
다만 해당 CCTV는 배속으로 촬영된 영상이었다. 배속 영상을 그대로 보면 마치 A가 B를 억지로 끌고 가는 것처럼 보일 여지가 있었으나, 정상 속도(1배속)로 재생하면 A 일행이 B를 부축하는 것이지 끌고 가는 것이 아님이 분명히 확인되었다. 변호인은 의견서에서 이 점을 명시적으로 지적하여, 수사관이 영상을 정확한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3.2 노래방 입구 CCTV — “가슴을 만졌다”는 진술의 물리적 불가능성
코인노래방 입구와 복도를 촬영한 CCTV가 또 하나의 결정적 증거였다. B는 A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고 껴안았다고 주장했으나, CCTV 분석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 물리적 제약 — 당시 A는 왼손에 B의 올리브영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한 손에 짐을 든 상태에서 뒤에서 껴안거나 양손으로 가슴을 만지는 행위는 물리적으로 부자연스럽다.
- 영상 확인 결과 — B의 주장대로 가슴을 만졌다면, 영상에서 B의 겨드랑이와 팔 사이로 A의 손이 보여야 하나 그런 장면은 확인되지 않았다.
- 실제 접촉 부위 — A가 잡은 부위는 가슴이 아닌 팔(삼두근과 팔꿈치 쪽)이었고, 이는 비틀거리는 사람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가장 자연스러운 부위이다.
- 주변 환경 — 복도에는 소주병이 진열되어 있어 만취 상태의 B가 부딪힐 위험이 있었고, A는 이를 피하기 위해 B를 잡아준 것이었다.
3.3 노래방 내부 CCTV — 피해자가 오히려 피의자의 손을 잡고 이끈 장면
노래방 내부 CCTV에서 추행을 의심할 만한 장면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오히려 화장실에서 나온 뒤 B가 A의 손을 잡은 채 앞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B는 이에 대해 “A의 손을 뿌리치기 위해 일부러 앞서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보이나, 영상을 직접 확인하면 B가 A의 손을 잡아끌고 가는 모습이 명확하다.
방금 추행을 당한 사람이 가해자의 손을 잡고 걸어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3.4 사건 직후 B의 반응
코인노래방 입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면, B는 즉시 항의하거나 그 자리를 벗어나려 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B의 행동은 다음과 같았다.
- A의 안내를 받아 화장실에 들어갔고, A가 “괜찮나”고 묻자 “금방 나간다”고 대답하며 정상적으로 소통
- 이후 A와 함께 건물 1층으로 내려왔으며, 어떠한 항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
- A가 택시를 잡아주는 과정에서도 별다른 반응 없이, 자신의 휴대폰으로 먼저 잡힌 택시를 타고 자연스럽게 귀가
이러한 사후 행동은 성추행 피해 직후의 반응으로 보기에 부자연스럽다.
3.5 신고 경위의 의문점
B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는 날로부터 상당한 시일이 지난 후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정황에 따르면, B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었고, 남자친구가 B가 다른 남성들과 술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추궁하는 과정에서 “술을 억지로 먹게 되었다, 끌려갔다”며 상황을 둘러대기 위해 신고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지적되었다.
3.6 호의적 관계를 뒷받침하는 부가 증거
- A는 술자리에서 B의 술값을 포함한 전체 금액을 호의로 결제해 주었으며, 이는 계좌이체 내역으로 확인됨
- 노래방 방문 당시 A의 친구가 노래방 밖에서 대기하며 A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는데, 친구가 바로 곁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추행을 저지를 이유도 기회도 없었음
4. 결과 — 선임 한 달 만에 불송치(혐의없음)
경찰은 변호인의견서 제출 후 추가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변호인 선임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다. 불송치결정서에는 다음과 같은 판단이 기재되었다.
- CCTV 영상에서 B가 술에 만취하여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모습이 확인되는 점
- A가 만진 부위가 가슴이 아닌 팔(삼두근) 부분인 점
- A가 왼손에 쇼핑백을 들고 있어 가슴을 만졌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를 종합하여 피의자의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한다는 결론이었다. A는 단 한 번의 추가 조사도 받지 않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5. 이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시사점
5.1 CCTV 영상의 분석적 활용
이 사건에서 CCTV는 단순히 “영상이 있다”는 수준이 아니라, 구간별·장면별로 분석되어 B의 진술과의 불일치가 체계적으로 논증되었다. 특히 배속 영상의 왜곡 가능성을 사전에 지적한 점, 물리적 불가능성(한 손에 짐을 든 상태)을 영상과 대조한 점, B가 오히려 A의 손을 잡고 이끈 장면을 특정한 점이 핵심이었다.
5.2 피해자 진술과 객관적 증거의 불일치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은 중요한 증거이지만, 객관적 증거와 일치하지 않을 경우 신빙성이 크게 약화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불일치가 확인되었다.
- 가슴을 만졌다는 진술 vs. 팔(삼두근)을 잡은 것으로 확인되는 CCTV
- 억지로 끌려갔다는 진술 vs. 부축을 받는 모습으로 확인되는 CCTV
- 손을 뿌리치려 했다는 진술 vs. B가 A의 손을 잡고 앞으로 끈 CCTV
- 추행 피해 직후라는 주장 vs. 항의 없이 정상적으로 소통하고 자연스럽게 귀가한 행동
5.3 신속한 종결의 의미
성범죄 수사가 장기화되면 최종 결과가 무혐의라 하더라도 피의자는 직장, 가정, 사회적 평판 등에서 이미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된다. 이 사건에서 한 달 만에 불송치가 가능했던 것은, 수사기관이 추가 조사 없이 결론을 내릴 수 있을 만큼 모든 쟁점이 의견서에서 선제적으로 정리되었기 때문이다.
- 단순히 “혐의를 벗기는 것”이 아닌, 수사 조기 종결까지 고려한 의견서 설계가 핵심이었다
- CCTV 영상이라는 객관적 증거가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수사기관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느냐에 따라 결과와 소요 시간이 달라질 수 있다
※ 본 사례는 특정 사건의 경과를 정리한 것으로,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 증거 구조,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