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사례
강제추행 등 3개 혐의 불송치 사례
직장 동료 관계에서 방실침입·폭행·강제추행 세 건의 혐의로 고소되었으나, 혐의별 구성요건을 개별적으로 다투어 전 혐의 불송치 결정을 받은 사례입니다.
Ⅰ.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의원에서 상담실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고, 고소인은 같은 의원의 원장입니다. 두 사람은 동갑으로, 업무 특성상 거의 매일 함께 일하였고 해외 출장에도 여러 차례 동행하며 반말을 사용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그러나 어느 시점부터 관계가 악화되었고, 고소인은 의뢰인을 방실침입, 폭행, 강제추행 세 건의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의뢰인이 의원의 대표원장에게 고충을 알렸을 때에도 참고 넘어가라는 답변만 돌아왔고, 의뢰인이 원내에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Ⅱ. 사건 쟁점
핵심 쟁점은 세 건의 혐의 각각에 대하여 범죄의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점을 개별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에 성립하며, 형법 제298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성립을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어야 하고, 해당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에 해당하여야 합니다. 신체 접촉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방실침입죄는 사람이 사용하는 방실에 침입한 경우에 성립하여 3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고,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합니다.
혐의가 여러 건인 사건에서는 하나의 사정으로 전체를 해명할 수 없으므로, 각 혐의마다 그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이유를 개별 자료로 제시하여야 합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변호인은 의뢰인으로부터 사건의 전후 맥락을 상세히 청취한 뒤, 세 건의 혐의 각각에 관한 검토와 자료를 수십 쪽 분량의 변호인의견서에 담아 제출하였습니다.
1) 방실침입 — 상담 기록으로 업무 목적을 입증
고소인은 의뢰인이 자신이 사용 중인 남자 화장실의 문을 두 차례 열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당시 의뢰인은 고객으로부터 시술 관련 상담 문의를 받고 있었고, 시술 방법에 관하여 고소인의 확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고객이 자료를 보내온 시각과 의뢰인이 고소인을 찾아 올라간 시각이 온라인 상담 기록에 분 단위로 남아 있었습니다. 변호인은 이 기록을 의견서에 첨부하여 문을 연 행위가 업무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었음을 밝혔고, 의뢰인이 문을 연 즉시 닫았을 뿐 내부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소명하였습니다.
경찰은 남자 화장실의 출입문을 열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범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2) 폭행 — 출장 전후의 맥락과 참고인 진술
고소인은 의뢰인이 원장실에서 자신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손을 얼굴 근처에 갖다 댄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이는 때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시는 해외 출장을 앞둔 시점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였고, 고소인이 먼저 장난스럽게 말을 건네자 의뢰인이 주먹을 얼굴 가까이에 가볍게 갖다 댄 것이었습니다. 변호인은 폭행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상황이 아니었음을 의견서에 적시하였고, 경찰도 병원 내 참고인들의 진술을 통하여 두 사람이 평소 장난을 주고받는 사이였음을 확인한 뒤 폭행의 범의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강제추행 — 고소인이 제출한 녹취록과 우발적 접촉
고소인은 두 가지 행위를 강제추행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하나는 의뢰인이 자신의 신체를 주먹으로 친 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공항으로 이동하던 택시 안에서 의뢰인이 옆으로 누우며 신체에 접촉한 행위입니다.
첫 번째 행위는 출장 당일 짐을 옮기던 중 고소인이 먼저 농담을 건네자 의뢰인이 장난으로 가볍게 친 것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자료는 고소인이 스스로 수사기관에 제출한 녹취록이었습니다. 그 녹취록에는 의뢰인이 장난으로 한 행위임을 뒷받침하는 대화가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두 번째 행위는 전날 밤을 새워 심하게 졸린 의뢰인에게 고소인이 먼저 자라고 말하였고, 고소인이 옆으로 자리를 옮겨준 공간에 의뢰인이 누우면서 이마가 닿게 된 것이었습니다. 변호인은 이 접촉이 추행의 고의에 따른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임을 구체적으로 논증하였습니다.
4) 사과의 맥락 — 카카오톡 대화로 밝힌 역학관계
수사 과정에서 의뢰인이 고소인에게 사과한 사실이 범행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변호인은 의뢰인과 대표원장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 다른 직원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의견서에 첨부하여 의뢰인이 원내에서 처한 위치를 전달하였습니다.
의뢰인의 사과는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가 아니라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한 선택이었고, 그 내용 또한 이 사건 피의사실과 관련이 없는 갈등 과정에서의 언행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Ⅳ. 결과
경찰은 세 건의 혐의 모두에 대하여 불송치를 결정하였습니다. 방실침입에 대하여는 범죄가 인정되지 아니하여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였고, 폭행과 강제추행에 대하여는 증거가 불충분하여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불송치 결정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사정만으로 내려지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구체적 경위와 양측의 관계, 행위의 맥락, 범의의 존부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각 혐의별로 구성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이유를 자료와 함께 제시한 점이 판단에 반영되었습니다.
직장 내에서 주고받던 장난이 관계가 악화된 뒤 형사 고소의 근거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관계 유지를 위하여 건넨 사과가 수사 단계에서 범행 시인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첫 경찰 조사 전에 전후 맥락과 유리한 자료를 정리하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